- 『해명합니다』
- 운영자 2025.11.15 조회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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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에게 ‘어디 아프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이유는 살이 빠졌기 때문이랍니다. 저는 특별히 아픈 데가 없습니다. 지난 8월에 받은 건강 검진 결과 역시 ‘그 나이치고는 건강이 괜찮다’였습니다. 70이 넘어가니까 아무래도 노쇠 현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은 예전에 먹지 않던 아침 식사도 빠짐없이 잘 챙겨 먹고 있습니다. 전보다 한 끼를 더 먹는데 왜 살이 빠지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식사량을 좀 줄인 게 이유인 듯싶습니다. 식사량을 줄인 이유도 그냥 과식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과식하면 몸이 힘드니 적당하게 먹으려고 노력하는 것뿐입니다. 동시에 엄청나게 좋아하는 단 음식을 아주 조금 줄인 것뿐입니다.
저는 요즘 불평불만이 많습니다. 왜 살은 얼굴부터 빠지는 것입니까!!! 왜 뱃살부터 빠지지 않는 것입니까!!! 반대로 찔 때는 왜 뱃살부터 찌는 것입니까!!! 도대체 살찌고 빠지는 순서를 누가 만든 것입니까!!! 그리고 자기들은 살 빼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면서 정작 살 빠진 사람에게는 왜 어디 아프냐고 묻는 것입니까!!! 게다가 엄청나게 먹는대도 살 안 찌는 사람은 도대체 뭡니까? 반대로 왜 조금만 먹어도 살집이 부흥회를 하는 것입니까? 왜 유지광같은 연예인들은 뱃살도 없으면서 얼굴은 보기 좋게 유지되는 것입니까!!! 누구는 죽도록 운동해도 몸무게가 일편단심인데 누구는 숨쉬기 운동만 하는데도 왜 살이 빠지는 것입니까!!! 살찌는 데는 비용이 별로 안 드는데 왜 살 빠지는 길에는 돈을 뿌려야 하는 것입니까!!! 살은 내가 알아서 빠진 건데 왜 같이 사는 여자분께 혼자만 잘 먹는 거 아니냐며 야단치는 것입니까!!! 어떤 사람은 얼굴 살이 빠져야 예쁘고 반대로 어떤 사람은 왜 얼굴 살이 차올라야 예쁜 것입니까!!! 그냥 살이 좀 빠진 것뿐인데 요즘 목회가 힘들어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힘들게 하는 인간이 누구냐고 왜 오바하는 것입니까!!! 더해서 막상 은퇴하려니까 아쉽고 섭섭해서 빠진 살이냐, 혹 몇 년 더 하고 싶은 거 아니냐고 묻는 그 상상력은 도대체 어디서 출발한 겁니까!!! 그냥 한번 불만을 토로해 봤습니다.
어쨌든 걱정하고 염려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아픈 데 없습니다. 좋은 거 챙겨서 잘 먹고 있습니다. 운동도 나름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혹 얼굴 살만 차오르게 하는 비법을 아시는 분은 조용히 제게 알려 주십시오. 그런데 어디 아파서 살이 빠진 건 아니냐는 질문을 몇 번 반복해서 듣다 보니, 혹 정말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저도 모르게 약간 불안해지더라고요. 역시 부정적인 말은 부정적인 반응을 만들어진다는 걸 제대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어디 아프냐는 말에 상처받거나 하지는 않았으니 절대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늘 목회서신은 제 살이 빠진 것에 대한 해명으로 대신합니다. 성도님들도 날이 추워지는 데 건강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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