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물을 풀어 놓았습니다』
- 운영자 2025.10.25 조회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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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괴물을 풀어놓았습니다.’ 덴마크 총리의 이 한마디는, 오늘날 청소년을 둘러싼 디지털 환경의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스마트폰과 SNS는 어느새 어린이들의 일상 속 깊숙이 파고들었고, 그 대가는 전혀 가볍지 않았습니다. 덴마크 정부는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경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유년기를 지키기 위한 절박한 외침입니다. 덴마크의 이번 조치는 디지털 시대의 편리함 뒤에 숨겨진 치명적인 위험성을 전 세계에 경고하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덴마크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을까요? 덴마크 청소년들에게 나타난 현실이 너무 무겁기 때문입니다. 덴마크 중학생의 94%가 13세 이전에 SNS 계정을 만들었고, 60% 이상의 남학생이 여가 시간에 단 한 명의 친구도 만나지 않는다는 통계는 청소년들에게 공동체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13세 이전부터 SNS 계정을 보유하는 조기 사용 습관은 아이들이 현실 세계의 깊은 상호작용과 공감 능력을 배우기 전에 가상 세계의 피상적인 관계에 익숙해지게 만들고, 디지털 속에서는 연결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점점 고립되어 가고 있습니다. 총리는 연설에서 “지금처럼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불안과 우울증을 겪은 적은 없으며, 이들이 보는 화면에는 '절대 봐서는 안 될 것들'이 넘쳐난다.”고 한탄했습니다. 화면 속 자극적이고 비교를 유발하는 콘텐츠는 아이들의 순수한 시야를 오염시키고, 발달 과정에 필수적인 정서적 안정감을 파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은 읽기와 집중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시간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삶을 ‘행복에는 관심 없는 플랫폼들’에 너무 오래 맡겨 둔 결과입니다. 한국 청소년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상황이 단지 청소년들에게만 해당하는 문제일까요?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한국의 중 장년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지난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중장년층의 ‘2024년 유튜브 등 동영상 시청 시간은 2019년과 비교했을 때 불과 5년 만에 6.3배 급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는 동영상들은 단지 청소년들이 보면 안 될 내용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당연히 중장년들이 봐서는 안 될 내용들도 수두룩합니다. 게다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기는 게 문제입니다. 그런 우스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른들이 건강을 챙기기 위해 너무 많은 건강 동영상을 보느라 운동량이 줄어 오히려 더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그렇다면 크리스천의 디지털 생활은 어떨까요? 늘 말씀드리지만, 동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하는 것이 죄는 아닙니다. 그런데 자극적이고 짜릿한 내용의 동영상에 빠져있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될 정도로 긴 시간을 시청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행동입니다. 특히 예배, 기도, 말씀, 교회, 공동체의 삶을 위한 시간을 빼앗기는 정도라면 그것은 단연코 죄입니다. 디지털 세상이 청소년들에게 괴물이라면 어른들에게도 당연히 괴물입니다. 자기 점검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폰의 노예로 살고 있지 않은지, 보지 않아도 되고 보지 말아야 할 동영상의 내용에 취해 살고 있지 않은지 철저하게 자신을 살펴야 합니다. 바울은 ‘모든 일에 전심전력하여 너의 진보를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라’(딤전 4:15)고 명령했고, 베드로는 ‘형제들아 더욱 힘써 너희 부르심과 택하심을 굳게 하라’(벧후 1:10)고 강조했습니다. ‘전심전력’과 ‘더욱 힘써’야만 가능한 게 신앙생활입니다. ‘스마트폰은 나의 목자시니’로 살지 말고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로 살아가는 에바다 성도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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