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그래도』
- 운영자 2025.7.18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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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습니다. 전 정권에서 장관직을 맡았던 이가, 현 정권에서도 다시금 같은 자리에 임명된 것입니다. 정책 방향이 전혀 다른 두 정부 사이에서, 같은 인물이 중용되었다는 사실은 실력 때문이라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제까지 동쪽을 외치던 사람이 오늘은 아무렇지 않게 서쪽을 말하고 있다면, 그 변화의 배경에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변명과 논리를 아무리 포장해도, 자리를 위해 신념을 버린 듯한 인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줏대 없다”, “박쥐 같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그 말에는 기준 없이 이익에 따라 태도를 바꾸는 이들에 대한 실망과 경계심이 담겨 있습니다. 이익이 있다면 불의를 모른 척하고, 손해가 생기면 기존의 입장을 가차 없이 뒤엎는 모습. 이는 단지 정치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자신도 때로는 이런 태도를 보일 때가 있습니다. 내게 유리하면 침묵하고, 불리하면 등을 돌리는 이중적 태도는 결국 스스로를 배반하는 행위입니다. 진정한 가치는 상황에 따라 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신념과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합니다. 일시적인 이익에 눈이 멀어 옳고 그름의 경계를 흐리는 사람은, 결국 스스로의 신뢰를 깎아 먹고 맙니다. 무엇보다도 주변에 부정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함께 쌓아 올린 관계와 공동체마저 허물어버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흔들림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첫째, 명확한 가치관을 세워야 합니다. 옳고 그름에 대한 나만의 기준이 없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외부의 바람에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그에 대한 분명한 답을 가져야 합니다.
둘째, 원칙을 지킬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소신을 지키는 일은 때때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손해를 감내할 수 있는 용기 없이는 장기적인 신뢰와 존경을 얻을 수 없습니다.
셋째, 끊임없는 자기 성찰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실수 앞에서 눈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돌아보고 다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는 태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크리스천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유혹하고 흔들어도, 우리는 크리스천다움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복음이 말하는 진리와 사랑, 정의의 가치를 결코 저버릴 수 없습니다. 신념 없이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갈대 같은 삶이 아니라, 말씀의 반석 위에 세워진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주님 안에 선 사람으로서, 변하지 않는 가치 위에 서는 것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세상 속에서 지켜야 할 진정한 영적 품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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