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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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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인간인가? 』 - 프리모 레비
운영자 2019.2.23 조회 214

  이 책은 세계적인 작가이자 유대인 화학자인 프리모 레비가 반 히틀러 운동, 반 나치 운동을 전개하다가 파시스트 군대에 체포되어 아우슈비츠의 제 3수용소에서 보낸 10개월간의 지옥 체험을 기록으로 남긴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 그는 건강한 체력과 화학박사라는 이점 그리고 몇 번의 행운으로 죽지 않고 살아남습니다. 그는 반드시 죽지 않고 살아남아서 수용소에서 목격했던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겠다는 결심과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려는 노력을 통해 결국 살아남았고 자신의 경험을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두 가지 면에서 이것이 정말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인지를 고발합니다. 하나는 가해자 독일군의 모습입니다. 처음에는 건강한 사람과 건강하지 않은 사람을 기준으로 죽을 사람과 살 사람을 구분합니다. 그런데 자꾸 사람들을 실은 기차가 몰려오니까 그것조차도 귀찮아 집니다. 자기들끼리 규칙을 정해서 한 쪽 문으로 내린 사람은 다 살려서 수용소로 보내고 반대편으로 내린 사람을 가스실로 보냅니다. 그래도 죄수가 넘치게 되자 건강한 사람 중에서도 일부를 가스실로 보냅니다. 그 방법은 서류를 던져 왼쪽이면 죽일 죄수, 오른쪽은 살릴 죄수로 구분합니다. 인간의 생명을 가지고 장난하는 독일군을 보면서 ‘이것이 정말 인간인가?’라고 질문합니다.

 

  또 하나는 피해자인 죄수들의 모습입니다. 모두가 억울하게 끌려와 삶의 희망을 빼앗기고 추위와 배고픔 속에 빠졌으니 서로를 위로하고 돕고 격려하는 것이 마땅할 텐데도 오히려 힘 센 자들이 약한 자들의 것을 약탈하고 독일군에 줄을 대어 배신을 일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절망합니다. 더욱이 그런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특별히 악한 사람들이 아니라 일반적이고 평범한 이웃들이었다는 것이 너무나 충격이었습니다. 처절하게 동물화되어 가는 죄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것이 정말 인간인가?’라고 또 다시 질문합니다. 그 중에서 치글러와 쿤이라는 죄수 이야기는 인간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치글러의 서류는 왼쪽으로 던져집니다. 내일 아침 가스실로 가는 것이죠. 수용소에선 가스실로 가는 죄수의 마지막 저녁엔 죽을 두 배로  줍니다. 세상에서의 마지막 식사이니 조금이라도 배부르게 먹으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배급하는 죄수가 실수로 한 그릇만 주는 바람에, 치글러는 계속 고집을 부리고 결국 두 배의 배급을 받습니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상황에서도 죽 한 그릇 때문에 처절해 지는 모습이 참 처량합니다. 그런데 더 기가 막힌 것은 그렇게 치글러를 비롯한 내일 죽을 죄수들이 마지막 죽을 먹는데 쿤이라는 늙은이는 자신의 서류가 오른쪽으로 던져진 것에 상체를 거칠게 흔들며 큰 소리로 감사하는 기도를 올립니다. 내일 죽을 죄수 옆에서 어떻게 자신이 살아난 것에 감사하는 기도를 신에게 올릴 수 있는지, 그것이 과연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인지 저자는 절망하고 또 절망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기록합니다. ‘내가 신이라면 쿤의 기도를 땅에 내동댕이쳤을 것이다.’ 

 

  요즘 사는 게 참 팍팍합니다. 그럴수록 더 인간답게, 더 크리스천답게 살아야 할 텐데 세상이 흘러가는 대로 살면서 세상 탓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의 모습을 돌이켜 봅니다. 모르드개가 동생 에스더에게 했던 말처럼 우리가 크리스천 된 것이 바로 이 어둠의 때에 빛으로 살아가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계획이 아닌지를 깊이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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